시스템밖의 치유법

부산일보 2005년 10월 4일 24면

 

 

 

 

▶ 민중의술

[시스템밖의 치유법] <6> 민중의술 ㉻
자연생물 고유속성 '명약'으로 되살려 활용
벌침, 페니실린 1천배 소염작용
관절염 비염 중이염 등에 큰 효과
자생 풀 꽃 나무 10% 정도만 '독'
먹을 수 있으면 대부분 약초감

2005/10/04 024면 10:00:33  

 

사진 설명: 약초동호회 회원들이 약초 산행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 자료사진
민중의술은 '자연'을 소중하게 여긴다. 자연이 주는 선물들을 건강 지킴이로 활용하는 것이다. 벌침과 약초도 마찬가지다. 살아있는 벌의 침을 뽑아내 독을 활용하는 벌침은 물론이고 약초는 많은 도시인들이 이름조차 몰라 '잡초'로 여기는 풀들을,꽃을,나무를 명약으로 되살려 내는 '자연적 치유법'이다.

# 벌침

부산대를 비롯해 각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양봉과 건강' 과목을 강의하는 민중의술살리기 부산·울산·경남 연합의 김성태 사무총장은 직접 벌을 키우고 벌침을 놓는다.

양봉을 시작한 몇 해 전만 해도 벌침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그였다. 벌을 키우면서 불가피하게 벌침에 쏘이곤 했던 김 사무총장은 관절염으로 통증을 느끼던 무릎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벌침을 몇 대 놓아봤단다. 그러자 통증이 없어지더라고 했다. 그때부터 벌침을 배우러 다니고 본격적으로 벌침 전도사가 됐다.

벌침은 살아 있는 벌의 침을 핀셋으로 뽑아 내어 경혈이나 아픈 자리에 찌르는 것을 말한다. 찌르면서 얻어지는 자극효과와 함께 침을 통해 체내에 들어가는 벌독으로부터 얻어지는 특유의 치료효과를 결합시킨 민간요법의 일종이다.

벌침은 페니실린의 1천 배나 되는 소염작용을 하고 피를 맑게 하며 신경부활,살균작용 등의 효능을 지니고 있다.

"관절염,비염,중이염 등 염증에는 어느 치료법보다 벌침이 효과가 높더라"고 김 사무총장은 설명했다. 비염에는 콧등 양 날개 끝 부위인 영양혈과 콧구멍 윗부분인 비통혈,그리고 콧구멍 아래쪽에 벌침을 놓으면 잘 낫는다고 했다. 요실금과 전립선 질환에는 단전 부위에 벌침을 3~5번만 놓으면 곧잘 완치가 되더라고 했다.

흔히 벌의 침을 빼면 벌이 죽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벌침을 뽑을 때는 꿀벌로서의 수명이 다해 벌집을 지키는 벌들을 선별한다. 벌집을 지키는 벌들은 얼마 남아있지 않은 벌들이라고 했다. 침을 뺀 벌은 날려 보내준다.

한편 벌침은 1만명에 한 명 정도 알레르기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벌침을 심장과 머리에서 먼 곳부터 차츰 적응시켜 나가고,벌의 양도 처음에는 1~3마리 정도부터 시작해 점차 늘려 나가야 한다. 욕심을 내지 않으면 탈이 생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민중의술인에게 들어보는 생활의 팁 한 가지! 해마다 벌초 때가 되면 말벌에 쏘여 목숨을 잃는 사례가 몇 차례씩 보도되곤 한다. 말벌에 쏘였을 때는 열손가락 끝과 열발가락 끝을 뾰족한 가시 등으로 따면 병원으로 가기도 전에 목숨을 잃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말벌의 독은 일반 꿀벌에 비해 500배나 독하다. 이는 벌침 알레르기에도 효과가 있다.

# 약초

"이 땅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로 인간세상의 모든 질병을 고칠 수 있다./중략/ 가장 좋은 약은 병원이나 약국에 있지 않고 풀뿌리나 나무껍질 속에 있다. 가장 완벽하고 능력이 뛰어난 의사는 언제나 자연이다. 이 땅에는 훌륭한 약초들이 지천에 널려 있다. 천하 으뜸의 약초들이 온 천지에 널려 있으나 사람의 마음이 어두워서 보지 못할 뿐이다./중략/ 이 땅에 자라는 모든 풀과 나무는 천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다. 밭에 짓밟히는 잡초 하나가 가장 고귀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약초꾼 최진규씨가 쓴 '약이 되는 우리 풀,꽃,나무'(한문화)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좋은 약초가 많이 나는 곳으로 알려져 왔다. 국토면적은 좁지만 우리나라에는 낮은 곳에 사는 식물에서부터 고산식물까지,또 아열대성 식물부터 한대성 식물까지 폭넓게 자란다. 대략 5천여종의 식물이 자라는데 이는 우리나라 면적의 50배나 되는 유럽 전체의 식물을 합친 것만큼이나 많은 숫자라고 한다.

"사람들이 흔히 약초라고 하면 심심산골에서 캐낸 산삼 같은 영약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풀,꽃,나무가 모두 약초입니다."

한국토종야생산야초연구소(http://jdm0777.com)를 운영하는 약초연구가 전동명씨는 "시골 집 안팎과 논두렁,밭두렁에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난 많은 풀들이 약초이지만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름만 알고 정작 모습은 모르거나,아예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묵밭 오래된 곳에 자라며 눈이 와도 죽지 않는 곰보배추라는 풀은 기관지 천식과 감기에 특효약이다. 한번 끓여 먹으면 감기가 뚝 떨어지고 한 달 동안 1근을 달여 먹으면 천식도 떨어진다고 했다.

민들레는 간과 위장에 좋고 질경이는 국 끓여 먹으면 눈이 밝아지고 변비와 설사에도 좋단다. 보도블록 등 사이로 납작하게 자라는 비단풀은 소화기암,유방암,간암,자궁암 등에 효능이 있다. 가시가 붙어있는 환상덩굴은 고혈압,폐질환의 명약이다.

전씨는 "실제로 풀,꽃,나무 가운데 10% 정도만 독초이고 대개 독초는 높은 곳에서 자란다"면서 "약초를 어렵게 느끼기 쉽지만 주변에서 흔히 먹는 풀들이 대부분 약초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몸에 좋다는 약초도 함부로 캐면 씨가 마른다. 적당히 자랐을 때를 기다려 번식에 지장이 없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다. 하지만 어떤 약초가 특정 병에 효능이 있다는 소문이 번지면 돈벌이에 눈먼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싹쓸이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벌어져 약초꾼들을 마음아프게 한단다.

"자연에 가까운 마음으로 살면 마음이 착해지고 착한 마음이 병을 고친다"는 민중의술인들의 말에도 한번쯤 귀기울여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배재정기자 doublej@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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